공시가 급등에.."매물 쌓일 것" vs "제2 집값 상승
"다주택자 매물 228가구 중 상당수 매물로 나올 것""세금 문제 고민하던 다주택자, 이미 처분을 끝내 나올 매물 없어""주택 수급 불안정으로 '제2의 집값 상승기' 가능성도"
서울 강남 아파트 일대.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세 부담을 느끼는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을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먼저 세금 부담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다수 던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미 다주택자 중에서 주택을 처분할 사람은 모두 정리가 끝난 데다, 세 부담이 커지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 역시 복지부동인 상태여서 매물이 나오지 않을 거란 의견도 제기된다.━
종부세·양도세 중중과에…다주택자 매물 나올 것 ━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택을 처분할지 고민하던 다주택자 대부분이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다주택자 매물 228가구 중 수도권 중심중심으로 상당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고 원장은 "많은 다주택자들이 조세 강화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공시가격과 함께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이 6월1일부터 중중과 되어 그동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던 다주택자들 대부분이 주택을 처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 상승기에는 집값이 워낙 많이 뛰니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크지 않다고 느껴왔다"며 "하지만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 부담은 늘어나기 때문에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보유세와 양도세 등이 겹치면서 매물을 던지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이미 증여나 양도를 통해 정리를 마쳤기 때문에 매물이 쏟아지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보유세 모의 분석 /사진=국토부
팔 사람은 진작에 다 팔았다…제2의 집값 상승기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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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세금 문제를 고민하던 다주택자들은 이미 처분을 끝낸 상태여서 나올 매물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 중 주택을 팔 사람은 다 판 상태여서 나올 매물이 없다"며 "지금까지 팔지 않은 사람들은 세금 부담을 안고 가기로 하는 등 모든 결정을 내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가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 역시 주택 처분 보다는 세금을 부담하는 쪽으로 선택할 것으로 김 소장은 분석했다. 그는 "지금 집을 팔았을 때 처분한 돈으로 똑같은 수준의 집을 살 수가 없고, 대출도 안 나온다"며 "정부는 엉뚱한 정책(세 부담 강화)으로 매물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매물을 던질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LH 땅 투기 의혹' 등으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이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도에 대한 압박, 세 부담 등에 대해서는 증여 등 방식으로 대부분 정리가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성급하게 매도하기 보다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흔들리면서 제2의 집값 상승기가 올 거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LH 사건 이후 시장에 주택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시장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라 제2의 집값 상승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1분기에는 입주물량이 많아서 이 때문에 매물이 쌓이는 것 같은 착시 효과가 있어 가격 상승률이 둔화됐다"며 "4월 이후부터는 무방비 상태가 되면서, 거래가 되면 되는대로 시세에 반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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