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는 소리/ 오광수
싱싱한 고래 한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 였다는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지나 마은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만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것이 없어 생이 가벼워질가
쉰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도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 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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