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은 노인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 부족한 20~30대도 노출되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눈의 안압이 올라가서 시신경이 눌리거나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바로 3대 실명 질환의 하나인 녹내장이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기 어렵고 실명에 이를 무렵에야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강규동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녹내장의 궁금증을 알아본다. 마침 3월 12일은 세계녹내장협회가 지정한 ‘세계 녹내장의 날’이다.
- 30대인데 녹내장이 의심된다고 한다.
“녹내장은 흔히 고령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연령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라식ㆍ라섹 같은 굴절 교정 수술이 많이 시행되면서 젊은 나이에 안과를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젊은 녹내장 환자의 대다수는 근시 혹은 고도 근시인 경우가 많고, 녹내장 외에 다른 망막 질환이 발견될 때도 종종 있다.
젊은 환자의 녹내장 발생 원인 중 하나는 안구의 구조적인 문제다. 근시나 고도 근시가 있으면 시신경 모양이 근시가 없는 사람과 다르게 생겨 녹내장 손상에 취약한 구조를 가질 때가 많다.
다른 원인으로는 최근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젊은 환자에게 증가하고 있는 성인병이다. 서양인과 다르게 동양인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로 측정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인 경우가 전체 녹내장 환자의 80% 이상이다.
이러한 정상 안압 녹내장의 위험 요소는 안압 이외에 고혈압ㆍ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검사 결과에서 녹내장 의심 소견이 있으면 젊더라도 추후 녹내장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수술하면 완치될까.
“녹내장은 치료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돌이킬 수 없고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정도의 치료만 가능하다. 그래서 다른 어떤 질환보다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40대 이후엔 발병률이 매년 0.1%씩 올라가는 만큼 40대 이후 건강검진 시에는 반드시 안압 측정과 시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최대한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먼저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사용하고 경구용으로 안압강하제를 복용한다. 고삼투압제를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등 신속히 처치해 안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안압이 내려가게 되면 홍채에 레이저를 이용해 작은 구멍을 뚫어 방수의 순환과 배출을 돕게 된다. 안압이 정상화된 후 시야 검사로 시야 결손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또 백내장 수술이 방수가 나가는 구멍을 넓혀주는 만큼 백내장 수술이 도움된다.
반면 만성 녹내장 경우에는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안압강하제를 점안한다. 한 종류 약물이 아니라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사용한다. 만일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녹내장 수술을 하게 된다.”
-녹내장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
“주기적인 운동을 통한 원활한 혈액순환은 녹내장 예방과 진행 속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10시간 이상 운동하면 3시간 이하로 운동하는 사람보다 녹내장의 진행과 발생이 현격히 줄어든다. 다만 녹내장 위험군이라면 근육을 단련하는 무산소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유산소 운동, 즉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이 더 추천된다.
담배는 전신 혈관수축제로 눈을 포함한 신체의 모든 혈관을 수축시킨다. 최근 카페인이 안압을 높인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고위험군은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ㆍ컴퓨터ㆍ독서 등을 하는 것은 피하고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녹내장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정기검사다. 일반적으로 녹내장 환자는 직장인 건강검진이나 라식ㆍ라섹 같은 시력 교정 수술 전에 정밀 검사에서 안압 검사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ㆍ당뇨병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고도 근시ㆍ초고도 근시이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녹내장 정밀 검사를 받기를 추천한다.”
이석증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이 수초에서 1분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좋아지는 일이 반복되는 증상으로, 원래 명칭은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입니다. 이석증은 어지럼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여기서 양성이란 심각한 귓병이나 뇌 질환이 없는데도 어지럼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발작성은 갑자기 증상이 발생했다가 저절로 좋아지는 일이 반복(발작성)되는 것을 말하고, 체위성은 증상으로 인해 체위(자세)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석증
원인
이석증의 증상인 어지럼증은 귓속 깊은 곳의 반고리관이라는 구조물 내부에 이석이라는 물질이 흘러 다녀서 발생합니다. 반고리관은 사람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알려줌으로써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관 모양이며, 내부에 액체가 있습니다. 이석은 반고리관 주변에 위치하여 균형 유지에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내부의 액체 속에서 흘러 다니거나 붙어 있게 되면, 자세를 느끼는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주위가 돌아가는 듯한 증상이 생깁니다.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오는 이유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종종 외부 충격, 골밀도 감소, 바이러스 감염, 약물의 부작용으로 인해 이석증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40~50대 이후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석증
증상
어지럼은 경미한 정도부터 공포를 일으킬 정도까지 다양합니다. 어지럼의 특징은 회전하는 느낌입니다. "코끼리 코 돌기"를 한 뒤의 느낌이나, 놀이공원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 기구 안에 앉아 있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증상이 심하더라도 보통 1분 이내에 멈춥니다. 어지럼은 보통 갑자기 발생합니다. 머리의 움직임과 큰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서거나 돌아누울 때 잘 발생합니다. 또한 하늘이나 천장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돌릴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이 있는 동안에는 균형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거나 쓰러질 수 있습니다. 또한 어지러움을 느끼는 동안 속이 메스꺼운 느낌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구토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지럼이 멈춘 이후에도 머리가 무겁거나 메스꺼운 느낌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석증
진단
먼저 의사와 상담하여 이석증의 증상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찰을 통해 중이염의 소견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신경 기능과 균형을 잡는 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석증을 진단하는 데 딕스-홀파이크 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이 검사는 이석증 환자에게 어지럼을 느끼는 특정한 자세를 취하게 하여 어지럼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이때 의사는 어지럼의 유발 여부와 함께 이석증 때문에 발생하는 눈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이러한 검사를 위해 눈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특별한 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이석이 반고리관에서 빠져나와서 어지럼이 유발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진단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청력 검사, 평형 기능 검사, MRI 등의 영상의학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
치료
이석증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빨리 진단받고 치료가 성공하면 어지럼 증상이 즉시 좋아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석증의 치료법으로 이석 치환술이 있습니다.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의 위치(전정 기관)로 이동시키는 치료법입니다. 증상을 일으키는 반고리관의 위치에 따라 이석 치환술의 방법이 달라지므로, 자가로 치료하기보다는 경험이 많은 이비인후과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어지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지럼이 심하게 계속된다면 진찰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은 이석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증상이 심하면 증상 경감을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과/합병증
이석증을 진단할 때는 어지럼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석증의 증상과는 달리 심한 어지럼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거나, 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이나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뇌 질환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만성 중이염 합병증과 같은 다른 이비인후과 질환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사항
이석증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고, 치료를 받으면 잘 치유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 재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다시 재발하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한 후 물리 치료를 시행합니다. 재발한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잘 치료됩니다. 다만 이석증 치료 이후에 다시 생긴 어지러움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석증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어지럼증의 다른 원인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